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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제2차마산시위

4월 11일 오전 11시 30분경 마산시 신포동 중앙부두에서 낚시꾼에 의해 한 구의 시체가 인양되었다. 3월 15일 제1차 마산시위 때 행방불명되었던 김주열이 당시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눈에서 뒤통수까지 관통 당한 채 27일만에 바다 위에 떠오른 것이다.

마산 전 학도들의 마산 경찰서 앞 연좌시위

4월 11일 오전 11시 30분경 마산시 신포동 중앙부두에서 낚시꾼에 의해 한 구의 시체가 인양되었다. 3월 15일 제1차 마산시위 때 행방불명되었던 김주열이 당시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눈에서 뒤통수까지 관통 당한 채 27일만에 바다 위에 떠오른 것이다. 김주열을 사망에 이르게 한 최루탄은 당시 마산경찰서 경비주임 박종표에 의해 지급된, 탄피가 알루미늄으로 된 미제 고성능 원거리 최루탄이었다. 김주열이 참혹한 모습으로 죽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마산 시민들에게 전해졌다.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 떠오른 김주열의사의 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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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사랑하는 아들, 딸들을 죽게 만든 장본인들이 버젓이 거리를 활개치고 다니는 것을 분노의 눈으로 지켜보던 마산의 시민들과 학생들은 김주열의 시신이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되자 격렬한 시위로 경찰의 만행을 규탄했다. 이렇게 시작된 4월 11일의 마산 2차 시위는 일단 모든 혁명의 출발이 그러하듯 예고되지 않은 봉기였다.

김주열의 시체가 옮겨진 도립병원에 몰려든 시민들은 참혹한 주검을 확인하고 시위 대열을 형성하였다. 시위대는 1960년 4월 11일 오후 6시경 3만여 명으로 불어나 “시체를 내놓아라”, “살인 선거 물리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자유당과 관련이 있는 건물이나 인사의 집을 부숴 나갔다. 성난 군중들은 창원군청, 허윤수가 경영하는 동양주정과 무학주조공장을 부수고 재차 마산경찰서 앞으로 밀려갔다. 시위대는 경찰서 마당에 세워 놓은 서장 지프차를 불지른 후, 경찰서 무기고를 부수고 수류탄 13개를 들고 나와 그 중 한 개를 경찰서 건물에 던졌다. 처음 시위대의 기세에 눌린 경찰은 밤 9시까지는 마산경찰서를 중심으로 경비하면서 시위를 방관했다. 그러나 밤 9시 30분경 경찰들에게 칼빈이 지급되었고 발포가 개시되었다. 쫓기던 시위대는 자유당 시당부, 서울신문지사, 국민회 사무실, 마산경찰서장 관서 등을 부수고 12시경 해산했다.

12일 날이 밝자 또다시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 도립병원 및 경찰서를 중심으로 한 지대에 집결하였다. 아침 10시부터는 조직적인 마산공고 데모대가 “민주정치 바로잡자”라는 플래카드를 선두로 전 마산시내를 휩쓸기 시작하였다. 창신(昌信)고 학생 3백여 명도 이 대열에 합세하였으며, 이 데모대 뒤에는 수천 명의 군중들이 따랐다. 총탄이 날으고 소방차의 호스가 사정없이 물을 끼얹어도 학생과 시민은 굴하지 않았다.

2차 시위는 1차 시위보다 그 규모와 격렬성이 컸으며, 시민의 참여도도 매우 높았다. 이러한 점에서 제2차 마산시위는 민중(혹은 시민)항쟁의 성격을 띠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마산시위 사건에 대해 이승만 정권은 경찰의 처사가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건진상조사와 해당 경찰 구속을 미룬 채 법과 질서의 신속한 회복을 통한 수습책만을 내놓았다. 15일에는 이승만이 직접 나서서 특별 담화문주2)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은 마산시위가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고 조종된 것“이라는 것으로 이승만 특유의 상투적인 수법을 동원한 것이었다. 이승만의 이러한 견해는 강제진압과 폭력행사를 그만두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학생들을 더욱 격노케 했다. 제1차 마산시위가 있은 뒤 한동안 학생 시위가 소강 상태에 있자 이승만 정권은 적당히 밀고 나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제2차 마산시위는 사태를 새로운 단계로 몰고 갔으며, 마산 시민들의 항쟁은 전국적으로 파급되고 확산되었다. 4월 12일에서 17일에 걸쳐 민주당원들은 각처에서 여러 차례 시위를 감행했다. 한동안 소강상태에 있던 고교생 시위도 들불처럼 퍼져 나갔으며, 18일부터는 데모 규모가 커지고 격렬해졌다.

주2)
이 연설문의 원본은 조화영(편), ‘사월혁명 투쟁사’, 63-65쪽을 참조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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